2025년 4월 첫 주,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여파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3.62% 하락한 2465.42로 마감했다. 이는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세 리스크 심화가 겹친 결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6조5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특히 3월 26일 발표된 자동차 25% 관세 방침은 국내 수출 기업에 직격탄을 날리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더 큰 폭의 하락을 겪었다. 다우존스30은 7.86%, S&P500은 9.08%, 나스닥은 10.02% 하락하며 팬데믹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사이트(Yahoo Finance, Google Finance 등) 분석에 따르면, 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보복 관세(34%)로 촉발된 무역전쟁 공포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보다 낙폭이 작아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이는 2024년부터 트럼프 리스크를 선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관세 리스크 외에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물가 상승)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관세 관련 여진이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 환율 불안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하락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주식뿐 아니라 채권, 원자재 시장도 하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도 주목할 만하다. 9일 공개되는 3월 FOMC 회의록과 10일 발표될 미국 3월 CPI는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가 예상치(0.3% 상승)에 부합하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성장 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관세 협상 결과와 주요 지표를 확인한 뒤 투자 전략을 조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